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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ty Law of Anna Karenina

Posting|2021.05.12


‘안전의 안나카레니나 법칙’을 아시나요?
안전한 사회를 위한 ‘안전의식’의 필요성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Leo Tolstoy)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의 첫 구절은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로 시작되는데 이것이 바로 ‘안나카레리나 법칙’이다. 잘 되는 집안은 다들 비슷하게 근심이 없고 건강하며 화목하지만, 안 되는 집안은 애정이든 금전이든 자녀든 천차만별의 이유로 불행해 진다는 것이다. 이는 안전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
글: 권혁면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교수(전, 산업안전보건 연구원장)

기원전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가 건축될 당시부터 안전보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산업 활동에서 “안전보건이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라는 질문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불과 100년 전 산업혁명의 시기부터이다.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은 1986년 위험사회를 “문명이라는 화산 위에서 살아가기”라고 표현하면서 “성찰과 반성 없이 근대화를 이룬 현대사회를 말한다”라고 정의했다. 그에 따르면 산업화와 근대화를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이 현대인들에게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몰고 왔다는 것이다. 즉, 위험은 성공적 근대가 초래한 딜레마로써 산업사회에서 경제가 발전할수록 위험요소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위험을 보는 능력은 위험사회를 살아가는 필수적 지혜 저마다 위험을 보는 수준의 차이가 있겠지만 안전 슬로건 중 하나인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시작입니다’는 위험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아주 필요한 문구이다. 기본적으로 시설물을 설치·운영하고자 할 경우 잠재적 위험이 있는 곳을 찾아 설계, 설치 단계에서부터 위험을 제거하고 안전이 평시에 확보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는 것이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이 그리 녹록지 만은 않다. 과거에 없던 새로운 시설물들이 생겨나고 또한 관리해야 할 대상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생각만큼 완벽하게 안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안전조치는 해당 분야에서 사고로 인명 손실이 다수 발생한 후에 조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과거 성남테크노밸리야외공연 중 환풍기 덮개 붕괴로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후 환풍기 덮개에 방책이 세워진 것이 좋은 예가 되겠다. 따라서 새로운 위험을 보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야 말로 위험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가 될 것이다.

높은 수준의 안전의식, 중·장기적 관점과 모두의 참여가 필수
우리나라에 안전사고가 많은 이유를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가장 먼저 압축적 근대화 과정에서 안전을 경시하는 풍조가 생겼다는 점을 지적한다. 다음으로 사고는 고의가 아니라 우연히 일어나므로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으며, 사고는 나와 별 관계가 없다는 낙관성이 더해져 문제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언뜻 보면 산업안전, 학교안전, 교통안전, 가정안전 등이 상이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근본적인 접근 방법은 동일하다. 가정안전, 교통안전을 소홀히 하는 사람에게 직장 출근 후에 갑자기 높은 수준의 산업안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24시간 내내 안전의식이 우리 몸에 배어 있을 때 궁극적인 안전이 확보될 수 있다.
미국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의사결정에 대한 실험 연구를 통해 인간은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존재가 아니라 감정에 쉽게 흔들리며 주먹구구식으로 판단을 한다는 결론을 도출해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렇듯 감정적인 인간에게 안전의식을 일깨우는 것은 중 ·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되고 모두의 참여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는 얘기다.

확고한 안전의식을 갖춘 안전 선진국을 기대하며
지난해 발생한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로 38명의 고귀한 근로자가 사망했을 당시 이어졌던 “아들 찾아 달라… 통곡의 이천”같은 제목의 언론 속보가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이런 아픈 경험을 토대로 올해 초 중대재해처벌법이 새로 공포되면서 경영진의 책임이 강화된 바 있다. 톨스토이 소설 속 안나 카레니나 법칙인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에 안전을 대입하면 “안전한 산업현장은 모두 엇비슷하고, 안전하지 않는 산업현장은 안전 하지 않은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가 될 것이다. 그 차이의 시작은 바로 너나 할 것 없이 사회 저변에 깔린 안전의식의 유무이다. 안전의식을 얘기할 때 유럽 선진국 내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안전문화는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제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어가는 경제대국에 걸맞은 안전의식을 갖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신념으로 산업재해 재발 방지를 우리나라 전체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과거를 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안전사고의 연결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가정, 학교, 산업현장은 물론 사회 전체가 함께 마음을 모아 경제 선진국을 넘어 안전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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